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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자재의 전자파 차폐율 측정방법 단체표준 제정

EMP(Electromagnetic Pulse) 차폐 방호시설 구축에 대한 관심과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KCL은 2018년부터 EMP 및 물리적 방호구조물 건설기술 개발’에 참여하는 등 전자파 차폐율 시험장치 및 측정방법 개발 및 단체표준 제정에 온 힘을 쏟고 있다.

글 | 김보현 KCL 안전융합센터 책임연구원

고출력 전자파의 위험성 대두

우리 눈에 보이지 않지만 일상생활 속에는 무수히 많은 전자파가 존재한다. 휴대폰 통화와 무선 인터넷을 가능하게 하는 무선통신 신호, 선 없이 제품을 충전하는 무선 충전기, 위성방송과 TV, 라디오를 시청할 수 있는 방송 신호 등과 같이 어떤 목적을 가지고 의도적으로 만들어 사용하는 무선 전파는 전자파의 일종이다. 또한 의도하지 않았지만 일반 가전제품이나 산업용 설비 등 전기·전자기기를 작동시킬 때 생기는 전자파도 있다. 전자파가 일정 수준 이상의 세기로 발생하면 주변에 있는 전기·전자기기에 영향을 미쳐 기기 오동작, 회로와 부품 손상, 무선통신 주파수 간섭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국제적으로 전자파 적합성(EMC, Electromagnetic Compatibility) 기준을 마련하여 제품의 전자파 발생량을 제한하고, 제품이 사용되는 환경 속 전자파에 대하여 내성을 확보하도록 규제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전기·전자기기는 EMC 기준을 준수하여 전자파 내성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핵폭발로 인한 HEMP(High Altitude Electromagnetic Pulse)와 전자폭탄과 같은 IEMI(Intentional Electromagnetic Interference)의 공격으로 고출력 전자파 펄스에 노출되는 상황이 되면 사회적으로 큰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 전기·전자기기나 시스템이 오동작하거나 심한 경우 작동할 수 없게 되는데, 해당 기기와 연계된 시설 및 국가기간망까지도 기능을 상실하여 관련 산업 분야는 물론 국가적으로 막대한 인명 및 사회·경제적 피해를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위협에 대비하여 중요 군사시설이나 주요 사회기반시설에 금속판넬 구조의 EMP(Electromagnetic Pulse) 차폐 방호시설을 구축하고 있지만, 시설 구축과 성능 유지관리에 매우 높은 비용이 든다. 기존 콘크리트 건축물 내부에 해당 방호시설을 설치하기 때문에 건물 내부의 공간이 손실된다는 문제점도 있다. 이에 따라 기존 금속 판넬 구조의 EMP 차폐 방호시설을 대체할 기술로 건축물 외벽에 적용 가능한 강섬유 및 복합재료를 혼합한 콘크리트 재료 및 구조 개발을 통해 전자파 차폐율을 확보한 콘크리트 구조체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KCL은 2018년부터 국토교통부가 지원하고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주관하는 ‘EMP 및 물리적 방호구조물 건설기술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전자파 차폐 콘크리트 건축물을 구성하는 대형 중량의 철근 콘크리트 시료를 비롯한 차폐 도어, 차폐 창호, 건축 마감재 등 다양한 건축자재 단위의 전자파 차폐율 시험장치 및 측정방법을 개발하고 단체표준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외 측정 표준의 한계점

KS C 0304와 ASTM-D4935는 전자파 차폐 재료에 대한 전자파 차폐율 측정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측정표준이다. 하지만 시료 두께를 약 2mm 이내로 제한하고 있어 철근 배근으로 최소 수십mm 이상 두께가 된 철근 콘크리트와 같은 대형 시료에는 적용할 수 없다. 전자파 챔버 내부를 송신부와 수신부로 나누는 금속 격벽을 설치하고 격벽에 시료 설치 개구부를 구성하는 Free Space(Anechoic chamber) 방법이 있지만, 철근 콘크리트나 차폐 도어와 같은 대형 중량 시료에 대한 측정이 어려워 시료의 크기와 중량에 한계가 있다.
EMP 방호시설이나 전자파 차폐 랙과 같이 공간 구조를 갖는 시험대상의 전자파 차폐율 측정에는 MIL-STD-188-125-1, IEEE Std 299 표준이 가장 많이 사용된다. 차폐 도어나 차폐 창호와 같은 건축자재의 전자파 차폐율 측정에 활용되지만, 차폐율에 대한 기준값 측정조건이 개방된 자유공간에서 측정하기 때문에 측정결과에 시험장치 개구부가 갖는 고유의 전자파 차단 특성이 반영되지 않는다. 정확한 전자파 차폐율 측정결과를 기대할 수 없는 이유다.

KCL, 기존 표준의 문제점 해결

KCL은 기존의 전자파 차폐율 측정에 대한 문제를 개선하고, 실제 철근 콘크리트 벽체 구조와 같은 대형의 중량 시료까지도 측정할 수 있는 전자파 차폐율 시험장치와 측정방법 개발에 성공했다. 소형 시료 및 건축 자재를 측정할 수 있는 측정부와 실대형 철근 콘크리트 시료를 측정할 수 있는 측정부를 모두 구성하 고, 그 외 다양한 전자파 차폐 시료에 대해서도 시험을 진행할 수 있는 시험장치를 개발했다. 특히 취급이 어려운 철근 콘크리트와 같은 실대형 중량 시료에는 크레인을 함께 구성하여 시료를 이동 및 설치할 수 있도록 고안했다. 또한, 이전 표준이 가지고 있던 차폐 기준값 측정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하여 시료설치 개구부의 개방 조건에서 기준값을 측정토록 함으로써 시험장치 개구부의 고유 전자파 차단 특성이 측정결과에 반영되도록 했다. 시험장치 내부에는 전자파 흡수체를 구성하여 시험장치 내부의 반사파 발생과 공진현상을 최소화했다.

건축자재 전자파 차폐율 시험장치

콘크리트 소형 시료

차폐 도어

철근 콘크리트 대형 시료

철근 콘크리트 건물에 적용되는 실대형 중량 시료에 대한 전자파 차폐율 측정이 국내외적으로도 처음 시도되는 측정방법이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철근 콘크리트 시료는 콘크리트 재료 구성 및 배합비에 따른 전자파 차폐성능뿐 아니라 시료 내부에 구성되는 철근의 배근형태 및 구조, 철근 간 연결방법에 따라서 전자파 차폐율 결과에 큰 차이를 보이게 된다. 시료 내부에 구성된 철근에 대한 전자파 차폐 성능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시료 내부의 철근과 시험장치 간 전자파 결합이 매우 중요하다. KCL은 시료 고정틀 구조를 개발하여 시료 내부의 철근과 시험장치 간 전자파 결합이 가능하도록 하고, 시료의 측면으로 발생할 수 있는 차폐 누설도 억제했다.

단체표준 제정을 통한 산업 활성화 기대

KCL은 개발한 시험장치와 측정방법을 기준으로 단체표준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단체표준의 주요 내용은 전자파 차폐율 측정 구성과 전자파 차폐율 측정방법으로 구분된다. 전자파 차폐율 측정 구성은 전자파 차폐율 측정을 위한 측정 구성도를 제시하고 측정 시설 및 장비를 규정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측정 차폐실은 차폐실 내부 공간 조건과 고유 차폐율 요구사양을 규정하고, 시험 안테나는 측정 주파수 대역별로 사용되는 시험 안테나에 대한 내용을 포함한다. 이 밖에도 신호 발생기와 수신기, 측정 제어부에 대한 내용도 함께 규정되어 있다.
전자파 차폐율 측정방법 관련 내용은 시험 주파수 범위별 시험 주파수 개수와 시험 조건, 측정 시료 준비, 시험 안테나 배치 기준과 측정 시스템의 측정 가능 범위를 확인하는 동특성 범위 확인 방법을 규정한다. 전자파 차폐율 측정 절차는 기준값 및 감쇠값 측정방법 및 세부 절차, 측정 시료의 설치, 전자파 차폐율 평가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측정결과에 대한 보고 항목을 규정하고, 별도 부속서에 철근 콘크리트 시료에 대한 상세 사양에 대하여 소개한다.
KCL이 단체표준 제정을 통해 철근 콘크리트 및 건축자재에 대한 전자파 차폐율 측정 표준화를 이뤄냄으로써 전자파 차폐율 측정 신뢰성 제고, 나아가 해당 기술의 활용성 증대 및 관련 산업 활성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문의 | KCL 안전융합센터 053-670-73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