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DE KCL 1
① 국내 최대 규모 기후환경실증시험 인프라로
기후변화 관련 성능평가 및 대응기술 정립
●어떤 기후든 모사할 수 있는 국내 최대 규모 시설
눈 내리는 겨울날에도 기후환경실증센터에는 햇빛이 쨍쨍 내리쬐고 비가 내리는 여름 날씨가 펼쳐져 있었다. 무더운 여름에는 겨울 혹한이 펼쳐지기도 한다. 전 세계의 어떤 기후도 묘사할 수 있는 기후환경시험실 덕분이다. 온도, 습도, 강우, 강설, 일사, 풍속 등을 필요한 만큼 조절하여 시험환경에 맞는 기후를 조성한다. 기후환경실증센터의 배우빈 선임연구원은 시험실을 이렇게 소개했다.
“기후환경시험실은 크기에 따라 대형, 소형, 중형으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대형기후환경시험실은 20m×15m×20m로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큰 규모입니다. 가장 큰 곳은 국방과학연구소의 특수시설인데, 그곳은 방산 분야 시험 위주라 타 분야의 시험을 진행할 수 있는 곳 중에서는 최대 규모라 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기후조건 하에서 부재 단위는 물론 실물 규모의 성능 종합평가가 가능합니다. 또한 국내에서 유일하게 국방규격인 MIL-STD-810H의 습도 시험이 가능합니다. 최대 온도 60℃, 습도 95%의 고온고습 환경을 만들어야 하는데, 일반적인 시험실은 온도 유지를 위한 냉동기 열교환기로 인해 공기 중 수분이 제거돼 이와 같은 고온고습 모사가 어렵습니다. KCL의 대형기후환경시험실은 시험실 내에 스팀을 직접 분사하는 장비를 갖추어 MIL-STD-810H 습도 시험을 할 수 있습니다.”
MIL-STD-810H는 미국 국방성에서 제시한 국방규격으로, 방위산업체가 제작하는 방산물품에 적용된다. 국방 분야에서 가장 많이 사용된다. 군수품이 가동되어야 하는 사막의 강한 일사 강도, 시베리아 동토의 혹한은 물론, 군함이 머무는 바다 한가운데나, 전투기가 날아가는 높은 고도의 환경과 각종 악천후에도 정상 가동이 가능한지 판단해야 하기에 무척 가혹한 기후환경을 모사해야 한다. 기후환경시험실은 이에 부합하는 시설을 갖추고 있다.
“워낙 기준이 높다 보니 방산물품이 아닌 일반 시료들도 MIL-STD-810H에 부합하면 다른 분야에서 사용할 수 있는 근거자료가 되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컨테이너 성능시험을 MIL-STD-810H 규격에 따라 시행해 선박 운항 중 맞닥뜨릴 수 있는 고온이나 저온 환경에서 변형, 뒤틀림 등이 발생하거나 비가 새는지 여부를 시험하기도 합니다.”
● ●방산 비롯한 다양한 산업에 맞춤형 시험방법 제공
국방규격 시험시설이 완비된 만큼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시험 역시 전차, 미사일, 디젤발전기, 무인항공기 등의 MIL-STD-810 Series 군수품이다. “안정적인 환경 조건에서 유관 검사나 정상 작동 여부를 확인하고, 그다음 가혹한 환경 조건을 만들어서 테스트를 진행합니다. 이후 다시 표준 대기 조건으로 돌아왔을때 정상 작동하는지 확인하고, 육안으로 보았을 때 변형이나 이상이 없는지 평가를 진행합니다.”
군수품의 경우 먼저 기온 25℃, 습도 50%의 일반적인 대기 조건에서 기계 정상 작동 여부를 먼저 확인한다. 그다음 기온 30℃ 습도 95%에서 기온 60℃ 습도 95%를 계속 오가면서 정상 작동하는지를 평가하는데, 그 기간이 10일이나 된다. 최근 MIL-STD-810 Series KOLAS 인정에 따라 방위산업체의 시험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또한 의뢰자가 제시한 다양한 시료에 맞춘 의뢰자 제시시험도 실시한다. 모듈러 주택의 냉난방성능 및 결로시험, 접이식 태양광의 폭풍우 시험, 태양광모듈 제설장치의 제설 성능시험, 도로 살얼음 알림 LED 전광판의 환경조건별 동작확인 시험 등을 수행한다. “현재 대형시험실에서는 페인트 시험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태양빛을 반사하는 흰색 페인트인데요, 여름에 내리쬐는 햇빛을 반사시켜서 실내가 더 시원해지는 효과가 있습니다. 건물에 발랐을 때와 바르지 않았을 때의 실내 온도, 표면 온도를 측정하여 에너지 효율과 페인트 성능을 평가합니다. 이를 위해 대형시험실에 건물 목업을 가져다놓고 천장에 페인트를 바른 뒤, 램프를 통해 일사 환경을 구현해서 시험을 진행합니다.”
계절을 거스르는 시험이 가능함은 물론이다. 겨울이 한창이던 취재 당일에도 안개처럼 물을 뿌려 여름철 폭염을 줄여주는 ‘쿨링 포그 시스템’ 성능시험을 위해 무려 45℃ 폭염 조건을 만들어 물을 뿌렸을 때 공기 온도가 얼마나 저감되는지 테스트했다. 이러한 시험들을 가능하게 하는 인프라가 기후환경실증센터의 가장 큰 자랑이다. 그야말로 건물 자체가 연구 장비인 셈이다. 외기가 통하지 않도록 밀폐가 가능함은 물론, 대형 기계실 설비를 통해 기온은 1℃ 이내, 습도는 3% 이내로 조절할 수 있다.
● ● ●기술 정량화로 기후위기에 실질적 솔루션 제시
현재 지구는 기후위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구의 평균 기온이 점차 오르고 기후 패턴이 바뀌며 예측하지 못하는 재난으로 인류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기후위기에 대한 해법이 절실히 필요한 이때, 기후환경실증센터가 제시하는 솔루션을 무얼까? “기후위기 솔루션으로 집중한 것은 도시기후 탄력성의 회복입니다. 폭염, 한파, 홍수, 태풍과 같은 기후위기로 인한 환경재난에 대응능력을 키우는 것입니다. 대표적인 기술로 ‘그린인프라 시설’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빗물의 침투, 저류, 증발산 등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도록 도시 인프라를 정비하여 물 순환을 원활하게 하는 것이다. 공원 녹지 조성, 옥상 녹화, 가로수 보호시설 등도 그린인프라 시설의 일종이다.
기후환경실증센터는 물 순환과 열 순환을 고려한 그린인프라 시설의 온실가스 저감효과와 폭염, 열대야, 미세먼지, 도로 살얼음 등 기후변화 취약성과 탄력성 시험평가에 대한 R&D를 수행했다.
“저희 센터에서 ‘기후변화 대응 그린인프라 시설의 다환경 성능평가’ 연구를 수행했습니다. 빗물의 침투, 저류, 증발산 등을 통해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변화 적응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기술로, 이 연구를 통해 기후변화에 대응할 정량적 성능평가 연구를 수행했습니다. 기후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는 단순한 구호를 넘어서, 기후위기 기술의 실질적인 정량화를 실현하고 있습니다.”
● ● ● ●최고 수준의 장비 바탕으로 시험영역 확장 도모
기후환경실증센터에는 주된 시험평가 분야인 방산뿐만 아니라 여러 산업 분야에서 다양한 시험의뢰가 들어온다. 그에 맞는 KS 시험방법이 없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경우에는 의뢰인과의 협의를 통해 합리적인 시험 방법을 마련하여 진행하고, 필요할 경우 표준화를 진행하기도 한다.
“국내 최고 수준의 기후환경시험실을 운영한다는 데 자부심을 느낍니다. 의뢰자가 적합한 시험방법과 시험실이 없어 고민하다 저희를 찾게 되고, 적합한 시험방법을 개발해 의뢰자에게 만족스러운 솔루션을 제공합니다. 이를 토대로 시험의뢰 사업이 활성화되는 선순환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기후환경실증센터는 특성화된 장비를 바탕으로 방산 분야 시험시장 점유율을 높일 계획이다. 또한 장기적으로는 항공, 철도, 선박, 자동차, 운송 분야의 환경시험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마땅한 시험방법이 없어 고민하는 분들이 의뢰해 주시면 함께 시험방법을 만들어 가면서 도움을 드릴 수 있습니다. 또한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 대학, 국가연구과제 수행 시에는 시험 수수료의 30%를, 대기업의 경우 MOU 체결 시 시험 수수료를 20% 할인해 드립니다. 또한 2022년 연구기반활용 플러스사업을 통한 시험비 지원사업도 진행 중이니 많은 관심과 의뢰 부탁드립니다.”
문의 | KCL 기후환경실증센터 043-753-3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