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바로가기
VOL 01
2020 AUTUMN

KCL LIFE, 당신의 삶에 안전함의 점을 찍다

자연노출과 인공광원 노출 결합 시험방법으로 국제표준 제정

KCL에서 제안한 ‘내후성 옥외촉진 시험방법’ ISO 표준 제정

KCL 홍보실 사진 김재이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이 개발한 새로운 패러다임의 ‘내후성 옥외촉진 시험방법’이 국제표준으로 제정됐다.
이번 국제표준의 제정은 해외 시험장비에 의존하는 국내 환경에서 국내 개발 장비를 기반으로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며, 국제적 인지도 향상 및 해외 시장을 확대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자연노출과 인공광원
노출 결합방법’으로
국제표준을 만들다

KCL이 개발한 ‘자연 노출과 인공광원 노출을 결합한 폴리올레핀 소재의 옥외촉진 시험방법’이 국제표준(ISO/TS 21488)으로 제정됐다. 이 시험방법은 내후성 시험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키면서 정확한 시험결과를 도출해 낼 수 있어 새로운 패러다임의 시험방법으로 평가받고 있다.

자동차나 건축물 외장재 등이 장기간에 걸쳐 햇빛, 비, 바람 등 다양한 옥외 환경에 노출되면, 갈라지거나 변색되는 등 제품의 물성이 저하돼 이에 대응할 수 있는 내후성이 중요하다. 내후성 관련 산업분야는 신산업을 지속적으로 창출하는 융복합 산업으로 자동차를 비롯해, 건축, 섬유, 조선, 항공, 전자, 도료 등 옥외에 사용되는 다양한 소재·부품과 밀접한 관련성이 있다. 실내에서 사용하는 제품들도 내후성이 요구돼 광범위한 산업 영역에서 내후성 시험의 필요성이 증대되어 왔다. 이러한 추세에 따라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에서 2013년 ‘옥외(실외) 내후성 촉진 시험방법’에 대한 표준안을 마련했으며 이를 국제표준화기구(ISO)에 제안해 국제표준(ISO/TS 21488)으로 제정된 것이다.

공간의 제약을 없애고
시간을 단축시키다

제정된 국제표준은 기온, 습도, 일사량, 강수량 등의 다양한 환경에서 노출되는 자연노출시험과 태양광을 모사한 인공광원을 이용한 실내촉진시험을 결합한 방법이다. 일출 후에는 태양광에 직접 시편을 노출시키고, 일몰 후에는 장비에 장착된 인공광원에 노출시킨다. 이로 인해 24시간 연속적으로 시험을 실시할 수 있어 전체 시험 기간을 종전의 3분의 1로 단축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러한 방법으로 2년간의 시험 기간을 8개월로 줄일 수 있다.

종전에도 시험기간을 단축하는 촉진 시험법이 있었지만 기존 옥외촉진 시험방법들은 청명한 날씨가 10개월 이상 유지되어야 한다는 조건 때문에 사막기후와 같은 특정 지역에서만 사용 가능하다는 한계가 있었다. 반면, 이 시험방법은 야간에도 인공 태양광으로 사용 환경을 재현해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는 것은 물론, 전 세계 어느 기후지역에서도 시험을 진행할 수 있어 공간의 제약을 해소했다는 점에서 우수성을 입증하고 있다.

KCL의 시험방법은 자연 태양광(낮)과 인공 태양광(밤)을 이용해 내후성 시험을 24시간 연속으로 실시함으로써 시험 기간을 종전의 3분의 1로 단축하는 기술이다(사진은 ISO에 제안한 2세대 장비).

옥외실증센터 설립으로
내후성 시험에 큰 획을 긋다

KCL은 2005년 충남 서산 대산산업단지에 국내 최초로 옥외실증센터를 설립해 관련 시험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다져왔다. 오랜 기간 옥외폭로시험 데이터를 확보해오면서 2016년에는 2005년부터 10년간의 기후인자와 일사량을 담은 기상환경데이터북을 출간하기도 했다.

옥외실증센터는 다양한 환경인자(자외선, 열, 습도, 산성비 등)에 노출된 공업재료 및 구조물 열화에 대한 내후성 시험평가를 수행하고 있으며 1세대부터 4세대의 옥외촉진시험장비가 구축돼 있다. 이 중 2세대 장비가 이번 ISO에 제안된 장비이다.

내후성 시험에서 현재 국제적으로 널리 쓰이는 시험방법은 ISO 4892-1, 2, 3, 4가 있다. ISO 4892-2는 제논아크램프, 4892-3은 자외선형광램프, 4892-4는 선샤인카본아크램프를 각각 이용한 실내촉진시험인데, KCL이 제안한 이번 시험방법은 자연광과 인공광을 결합한 방법으로, 본 시험방법으로 8개월 동안 시험한 결과와 2년간의 자연광 노출시험의 결과가 거의 일치하는 데이터를 보여주고 있어 국제표준회의 때도 주목받았다. 시험방법 및 장비의 정확성, 신뢰성을 인정받아 ISO 4892-5로 제정될 예정이다.

국제표준 선점으로 해외시장
진출 발판을 마련하다

이번 표준제정은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과 함께 (사)캠틱종합기술원, 한남대학교 최선웅 교수팀이 산·학·연 협업을 통해 얻은 성과다. 2013년 국가기술표준원의 국가표준기술력향상사업을 통해 산·학·연이 공동으로 ISO/TC61 국제표준화 활동에 참여하면서 시작됐으며 추가 표준개발사업을 통해 데이터 결과의 신뢰성 및 재현성을 확인했다. 국제표준은 제안, 검증, 제정에 이르기까지 통상 3~4년이 소요되는데, 이 표준은 미국, 독일, 일본 등 내후성 시험장비 생산국의 견제와 까다로운 검증 절차로 인해 제안 후 8년이라는 긴 기간이 소요됐다. 특히 일본의 견제로 종전보다 엄격한 검증이 요구됐지만 산·학·연이 유기적으로 잘 대응해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었다.

산·학·연 협업과 유기적
대응으로 결실을 맺다

이번 표준은 해외 시험장비(미국 ATLAS, Q-lab, 일본 SUGA)에 의존하는 국내 환경에서 국산 시험장비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우리 기술로 만든 시험장비를 적용한 내후성 시험방법이 국제표준으로 제정돼, 이 표준에 따라 시험하는 외국에서도 우리 시험장비의 구매가 기대되는 등 국산 시험장비의 해외시장 진출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국제표준 제정과 더불어 국내특허등록 뿐만 아니라, 국제특허출원(미국) 및 등록(중국)을 통하여 우선권 주장 및 원천기술을 확보했으며, 표준특허 등록(분할출원)도 진행 중이다.

선진국이 시장과 표준을 주도하고 있는 내후성 분야에서 우리나라가 개발한 시험방법을 국제표준으로 제정하고 이에 따라 국내에서 개발한 시험장비가 해외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국제표준과 시험장비가 동반 발전한 성공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문의 KCL 옥외실증센터 041-419-3200

mini interview

“국제표준 활동 경쟁력 키워 나가겠습니다.”

김창환 책임연구원 KCL 에너지본부 옥외실증센터

이번 시험방법 구상은 어떻게 하게 되었나요? 옥외촉진 시험방법을 제안하게 된 계기는 2013년 국가표준기술력향상사업에 참여하면서부터였습니다. 출장 중에 팀원들과 저녁 식사 자리에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문득 시험장비 구상 아이디어가 떠올랐어요. 급하게 메모장과 펜을 얻어서 콘셉트만 잡아서 슥슥 그렸습니다. 그리고 뒤에 구체적으로 장비설계를 진행했습니다.


국제표준 제정을 진행하면서 어려웠던 점이나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어떤 게 있으신가요? ISO 획득 과정에서는 선발 국가들의 견제도 힘들었지만 국제 세미나 등에서 언어를 완벽하게 구사하는데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우리말을 영어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용어도 정확하게 써야 하기 때문에 고민하는 시간도 많았습니다.

힘든 때도 있었지만 보람을 느끼는 순간도 많았습니다. 특별히 기억에 남는 건 처음 국제표준회의에 갔을 때인데 옥외촉진 시험방법에 대해 콘셉트 발표를 하고 난 후 각 나라 전문가들이 제게 와서 콘셉트 자료에 대한 요청을 많이 할 때였습니다. 그때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향후 국제표준화기구 내에서의 활동방향과 추진계획은? 2019년에 표준기술력향상사업 표준개발사업에 선정이 되어 ISO NP 4892-5 Plastics – Methods of exposure to laboratory light sources Part 5 : Electrodeless Plasma lamps를 진행 중에 있습니다. 또한, 2021년 기반조성사업을 지원하여 (사)한국내후성위원회 설립 및 새로운 내후성 시험방법에 대해서도 제안을 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