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이 하루도 빠짐없이 강조하는 방역수칙 첫걸음은 ‘마스크 쓰기’다. 마스크를 쓰지 않은 경우는 마스크를 쓴 경우보다 감염 가능성이 5배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을 정도이다. 집단 감염의 사례에서도 마스크 착용의 중요성은 두드러진다. 최근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다수의 확진자가 나왔음에도 마스크를 착용한 직원들은 감염을 피했다는 점에서 거듭 마스크의 힘이 확인됐다. 아울러 방역 당국은 지난 7월, 교회에서 모든 사람이 마스크를 잘 쓴 덕분에 확진자와 같이 예배를 본 교인들이 모두 음성이 나왔고, 좁은 차량 안에서 확진자와 1시간 이상 동승했지만, 마스크 착용으로 추가 감염을 막기도 했다며 마스크 착용의 중요성을 사례로 설명하기도 했다.

전국적으로 코로나19가 확산되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에 어디서나 감염에 노출될 수 있는 상황에 맞닥뜨린 지금, 마스크를 쓰고 거리두기를 실천하는 것만이 최선의 방역법이 됐다.

감염병 확산세가 진정되지 않음에 따라 마스크 판매량도 함께 증가하고 있지만 허위·과대 광고 등으로 소비자를 유인하는 질 나쁜 제품도 같이 유통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마스크는 사용자의 건강과 직결되기 때문에 소비자는 표준화되고 검증된 성능평가 과정을 거친 제품만을 사용해야 한다.

마스크를 착용할 때는 식약처에서 허가한 의약외품 마스크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현재는 보건용 마스크(KF99·94·80), 수술용(덴탈) 마스크, 비말 차단용(KF-AD) 마스크 등 3가지 종류의 마스크만 의약외품으로 지정돼 있다. KF 등급은 식약처가 입자 차단 정도에 따라 ‘KF80’과 ‘KF94’, ‘KF99’ 등 3가지로 등급을 나누며 허가를 받은 보건용 마스크에는 ‘KF’가 표기돼 있다. 뒤에 붙은 숫자는 마스크의 입자 차단 성능 인증 기준이다.

KF 등급을 받기 위해서는 식약처가 지정한 의약외품 마스크시험검사기관에서 엄격한 검사를 통과해야 하는데, 대표 기관 중 한 곳이 KCL 건물에너지센터다. 건물에너지센터는 보건용 마스크와 수술용·비말차단용 마스크 성능을 시험하며 코로나19 극복에 기여하고 있다. 건물에너지센터에서 진행하는 보건용 마스크 시험 검사 주요 과정은 먼저, 시료전처리 과정을 거쳐 미세 비말을 얼마나 걸러내는지를 살피는 ‘분진 포집 효율’ 시험이 있다. 이는 마스크를 고정한 뒤 분무기 장비를 통해 30초 정도 비말과 먼지를 뿌려 투과율을 살펴보는 실험이다. 걸러지는 정도에 따라서 각각의 KF 등급을 받는다. 이후 사람이 마스크를 쓰고 활동할 때 공기가 얼마나 새는지 측정하는 ‘누설률’ 시험 등을 더 거친 다음 ‘안면부 흡기저항(마스크 착용 후 숨쉬기 편한 정도)’, 포름알데히드 포함 여부와 마스크 단면 검사 등 이외에도 다양한 단계를 거쳐야 한다. 시험 가운데 단 하나라도 기준치를 만족하지 못하면 인증을 내주지 않는다.

KCL은 코로나19의 대응 전략으로 국가기관과 공공기관 등 국내 마스크 수급 지원을 목적으로 의뢰하는 경우 마스크 시험 수수료를 한시적으로 면제했으며 품질관리와 허가 건에 대해 최대 1주일 내 처리하는 것을 방침으로 했다. 보통 누설률, 포집효율이 45일, 기타 항목이 7일이 소요되는 것을 감안하면 일반적인 처리기한에서 45일이나 단축시킨 셈이다.

식약처에서 제정한 ‘보건용 마스크의 기준 규격에 대한 가이드라인’에 의하면 보건용 마스크의 경우 분진포집효율시험, 안면부 흡기저항시험, 누설률 시험 등을 통해 외부로부터 흡입되는 이물질을 차단하는 정도를 측정하여 품목별 허가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안면부 누설률 시험은 사람이 마스크를 쓰고 활동 시 공기가 새는 정도를 측정하는 시험으로 누설률 챔버는 청정도 ISO등급 7을 만족해야 하고, 챔버 내에 분무되는 염화나트륨 에어로졸과 파라핀 오일 미스트의 농도와 입경을 정해놓았다. 시험대상자가 직접 마스크를 착용하고 여러 행동을 한 후 염화나트륨 에어로졸과 파라핀 미스트 오일의 농도를 다시 측정하여 결과를 얻는데, 이 과정에서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두 제조사의 입자 계측장비를 보유하여 비교검증하고 있다.

분진포집효율시험은 시험용 마스크를 검사장비에 넣고 염화나트륨 에어로졸이나 파라핀 오일 미스트를 분당 95L의 유량으로 안면부에 통과시킨 다음 통과 전후의 농도를 측정하고 있다.

이 두 가지 시험 모두에 사용되는 염화나트륨 에어로졸, 파라핀 미스트 오일의 입자 사이즈와 농도가 중요한 만큼, 이의 검증을 위해 SMPS(Scanning Mobility Paricle Sizer)라는 최상위 입자계측기를 보유하여 시험의 정확성을 높이고 있다.

마스크 순도 시험

마스크 분진포집효율시험

2020년 하반기에는 마스크 세균여과효율(BFE, Bacterial Filtration Efficiency) 시험 서비스를 개시할 계획이다. 세균여과효율이란 박테리아 차단 성능을 확인하는 시험이다. 부직포 10cm×10cm 5개를 검체로 황색포도상구균을 배양하여 각 시료의 균 집락수를 측정한다. 교체용 필터가 세균여과효율 95% 이상 기준에 적합한 경우, 용기나 포장에 세균여과효율을 기재할 수 있다.

KCL은 식약처 기준 외에도 ASTM(American Society for Testing and Materials, 미국시험재료학회) F2101-19 등 BFE 관련 해외 규격 시험도 진행할 예정이다. KCL에 시험을 의뢰한 기업이 이 성적서를 활용하면 해외 무대로 진출하는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