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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보자고! 삼각지

#요즘핫한 삼각지 #용리단길 맛지도 #먹스타그램GoGo

한강, 서울역, 이태원을 통하는 삼거리 땅이라 ‘삼각지’라 이름 붙은 이곳이 이제는 머무는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다.
인기의 척도라 할 수 있는 삼각지의 인스타그램 해시태그 수는 이미 20만 건을 넘어섰다. Z세대는 왜 삼각지를 선택했을까.

글 | 조고은 한국표준협회미디어

다시, 삼각지가 뜬다

참 많이도 변했다. 코로나 시대를 지나며 수많은 상점들이 문을 닫았고, 거리는 텅 비었다. 이태원 경리단길로부터 시작된 ‘-리단길’의 열풍도 다소 주춤한 듯 보였다. 그래서 더 반갑다. 삼각지에서 시작된 골목 상권의 부활이 말이다.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삼각지는 교통의 요지로 손꼽힌다.
지금은 철거되었지만 1961년 우리나라 최초의 입체 교차로가 세워졌던 곳으로, 현재는 지하철 4, 6호선이 지나는 삼각지역과 1호선 용산역, 4호선 신용산역 등이 인접해있다. 용산 국방부 청사 주변으로 자리 잡은 먹자골목은 이미 정평이 나있고, 2017년 아모레퍼시픽 신사옥이 완성되면서부터 유동인구가 크게 늘었다. 최근에는 대통령 집무실이 국방부 청사로 이전되면서 더욱 주목받았다.

이른바 ‘용리단길’은 삼각지역에서 신용산역에 이르는 길을 말한다. 기존 상권에 2030 젊은 창업인들이 유입되면서 트렌디한 감각이 더해졌다. ‘-리단길’의 유행에 힘입어 용리단길이라고 불리기 시작한 것은 몇 해 전의 일이지만, 요즘 들어 이곳에 눈을 돌리는 사람들이 더 많아졌다. 골목을 찬찬히 걸어보면 이곳이 ‘힙’한 이유가 금방 납득된다. 골목 한편에는 홍콩이, 한편에는 샌프란시스코가 있다. 메뉴만 그럴싸한 음식점들이 아니다. 간판부터 메뉴판, 식기 하나까지 그 나라만의 독특한 감성이 충만하다. 해외 현지식당을 표방하는 가게들은 이미 많지만, 콘셉트로 무장한 가게들이 한 데 모인 골목은 흔치않다. 자연스럽게 발길 닿는 모든 곳이 포토존이 된다. Z세대가 삼각지를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삼각지는 젊은 세대, 새로운 세대만 저격하는 동네가 아니라는 점에서 더욱 매력적이다. 신상 맛집의 행렬 사이에 굳건히 자리를 지키는 오랜 가게들이 있다. 줄 서는 식당에서 인내의 시간 끝에 맛보는 음식들도 좋지만, 누군가에겐 골목골목 숨어 있는 나만의 아지트가 있어 좋다. 고급스러운 와인바 옆에는 편안하게 들릴 수 있는 노포식당이 있다. 선택지가 많다는 뜻이다. 주변으로 상업지구와 주거지가 혼재돼 있어 직장인들은 물론 거주민들도 자주 찾는 곳이다. 수요가 많으니 골목이 바빠지고, 새로운 가게와 새로운 세대가 또 다시 찾아드는 선순환이 된다. 물론 젠트리피케이션 등 특정 동네가 뜨면 꼬리표처럼 따라 붙는 이슈가 이곳에도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다시 한 번 삼각지로 향한다. 모든 것을 포용해서 더욱 흥미로운 그곳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