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위 대형 교통사고를 일으키는 도로 살얼음의 사고 해결을 위한 ‘기상예측 기술 및 저감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다. KCL 기후환경실증센터에서는 기상청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확인된 도로 살얼음 발생조건 및 메커니즘에 기반해 배수성포장과 투수성 차도블록, 도로도포 등 도로포장재별 도로 살얼음 저감성능을 평가하였다. KCL 기후환경실증센터의 도로 살얼음 관련 연구에 대해 알아본다.
최근 도로 살얼음(블랙아이스)에 의한 대형 교통사고가 급증하고 있다. 이에 도로 살얼음 사고 해결을 위한 ‘기상예측 기술 및 저감기술’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올해 1월 경남 합천군 33번 국도에서는 6명의 사상자를 낸 41중 연쇄추돌사고가 일어났다. 또한 2019년 12월에는 상주영천고속도로에서 47중 추돌사고로 사망자 7명이 발생하였다. 약하게 내린 눈과 낮은 기온으로 도로 살얼음이 발생하여 제동거리가 길어진 게 원인이었다.
도로 살얼음이 생기면 일반도로 보다 최대 14배, 눈길보다 6배 더 미끄럽다. 또한 눈길보다 부상자는 4.8배, 사망자는 3.5배 이상 많이 발생한다. 최근 5년(’14∼’18)간 도로 살얼음 교통사고 건수는 총 6,548건(연평균 1,310건), 사망자 수는 199명에 달하며, 치사율은 일반 교통사고에 비해 1.6배로 도로상태가 교통안전에 매우 중요한 요소임을 알 수 있다.
도로 살얼음은 표면의 눈이 보이지 않게 결빙이 발생된 상태로 눈 또는 비가 오고 온도가 하강하면서 결빙이 발생하는 경우, 영하의 낮은 기온에서 수증기가 노면에 결빙되어 발생하는 경우, 눈 또는 우박 등이 내린 후 해빙되지 않은 경우 발생한다고 보고되고 있다.
도로 살얼음 관련 연구는 크게 3가지로 분류된다. 첫째, 기상상태에 따른 도로 살얼음 발생예측에 관한 연구, 둘째, 도로 살얼음 발생을 관측하는 연구, 셋째, 도로 살얼음(결빙) 발생 방지를 위한 연구이다. 도로 살얼음 발생 예측의 경우 올해 초 기상청 주관으로 국토교통부, 도로교통공단, 한국도로공사, 행정안전부,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그리고 KCL 기후환경 실증센터 등 7개 기관이 연구팀을 구성하여 도로 살얼음 발생 위험도 예측기술 및 정보 전달 서비스 개발 연구를 수행 중에 있다.
KCL은 국립기상과학원과 2020년 6월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도로 살얼음 발생 예측을 위한 연구를 수행 중에 있다. KCL이 보유하고 있는 온도, 습도, 강우, 강설, 일사의 재현이 가능한 복합기후 환경 챔버 및 기후환경 실험실을 활용하여 사고가 발생한 지역의 기상조건을 실험실 내에서 구현함으로써 재해기상 발생환경을 재현하고 노면상태 센서를 통하여 노면의 젖은 상태, 축축한 상태, 얼음이 발생한 상태를 평가한다. 이를 통하여 도로 살얼음이 발생하는 온도, 습도 등의 환경조건을 예측할 수 있다.
연구를 통하여 도로 살얼음 발생 기상조건을 확인하고 KCL에서 수행하고 있는 도로 살얼음 평가 기술에 관한 기상환경 재현의 근거자료로 활용할 예정이며 평가방법에 대한 환경설정의 타당성 및 재해기상 재현성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KCL 기후환경실험실을 활용하여 도로 살얼음 저감 기술에 대한 시험 방법과 표준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실제 도로 살얼음 발생을 저감시키는 몇몇 기술이 개발되고는 있으나, 이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방법이 없어 KCL이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KCL 기후환경실증센터에서는 기상청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확인된 도로 살얼음 발생조건 및 메커니즘에 기반해 배수성포장과 투수성 차도블록, 도료 도포 등 도로포장재별 도로 살얼음 저감성능을 평가하였다. 기후환경챔버 내에서 어는 비로 인한 도로 살얼음 발생조건을 모사하는 것이다.
도로 살얼음이 새벽시간에 주로 발생하고 있는 점을 반영하여 충분한 축냉(築冷) 시간과 온도 조건을 설정하고 2℃의 어는 비를 내리게 하여 시료 표면의 도로 살얼음 유무를 확인하였다. 실험 결과 –1.6℃ 이하의 온도 조건에서 6시간 축냉시킨 시료에 어는 비를 내리면 아스팔트 표면에 도로 살얼음이 발생하였으며 다른 실험군의 경우 도로 살얼음이 발생하지 않았음을 확인하였다.
또한 통제된 재해환경 조건에서 미끄럼저항성 시험장비를 활용해 표면의 미끄럼정도를 측정하여 도로 살얼음에 대한 정량적 평가를 실시하였다. 시험결과 아스팔트 대비 각 요소기술별 도로 살얼음 혹은 결빙 발생 정도가 저감됨을 확인하였다. 하지만 도로 살얼음 발생을 미끄럼 정도로 검증하는 데는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하며 관련한 연구가 진행 중에 있다.
기후환경실증센터의 기후환경실험실(대, 중, 소)은 봄, 여름, 가을, 겨울의 환경조건을 실제 계절과 상관없이 실증단위의 규모로 재현이 가능하므로 이상기후에 따른 폭염, 폭우, 미세먼지(도로재비산), 도로 살얼음 등의 시험이 언제든 가능하다. 국내 기후변화 대응은 물론 건설 인프라 내후·내구성 성능평가를 통한 국민안전 향상과 기업의 해외 건설시장 진출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