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AUTUMN VOL.05
KCL - CULTURE
전통의 멋과 현대미가 조화를 이룬 곳, 가회동. 잠시 멈춰 유유자적 산책하기 좋은 가회동 여행 코스를 소개한다.
글 • 김다빈(더북컴퍼니) / 사진 • 박충렬, 종로구청
동서양의 조화가 빚은 예술 작품 가회동성당
2014년 재건축한 가회동성당은 한옥과 서양식 건물의 절묘한 조화가 빚어낸 예술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실제로 건축문화대상, 올해의 한옥상, 서울시 건축대상 등 굵직한 건축상을 휩쓸었다. 역사적 가치도 높다. 이 지역은 한국 천주교회 최초의 외국인 신부인 주문모 야고보 신부가 첫 미사를 집전한 곳이자, 마지막 조선 왕실이 세례를 받은 역사적 장소다. 모든 방문자에게 열려 있는 옥상정원에 올라가면 북촌 전경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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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촌의 사랑방 ‘계동마님 댁’ 북촌문화센터
북촌 초입에 위치한 북촌문화센터는 우리 전통문화와 북촌, 한국의 전통 주거 문화를 엿볼 수 있는 곳이다. 예전 북촌에서는 흔히 ‘민재 무관 댁’, 또는 ‘계동마님 댁’으로 불렸다. 대청마루에서는 전통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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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 한옥 양식을 보존한 백인제 가옥
근대 한옥 양식을 고스란히 보존하고 있는 대표적 일제강점기 한옥이다. 1977년 서울시 민속문화재로 등재될 때 백병원 설립자 백인제가 소유하고 있어 ‘백인제 가옥’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북촌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2460m2 규모의 대지 위에 사랑채를 중심으로 넉넉한 안채와 넓은 정원이 자리하고, 가장 높은 곳에는 아담한 별당채가 들어섰다. 사랑채와 안채를 별동으로 구분한 다른 전통 한옥과 달리 두 공간이 복도로 연결되어 있어 문밖으로 나가지 않아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 또 일본식 복도와 다다미방, 붉은 벽돌과 유리창을 통해 건축 당시의 시대적 배경을 엿볼 수 있다. 전통 한옥의 아름다움을 유지하면서도 근대적 변화를 수용해 건축 규모나 역사적 가치 면에서 윤보선 가옥과 함께 북촌을 대표하는 건축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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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도 보고 민화도 그리고 가회민화박물관
2002년 문을 연 민화 전문 박물관으로, 윤열수 관장이 개인적으로 꾸준히 수집해온 민화와 부적, 관계 자료 등을 일반인에게 공개하고 있다. 박물관은 전시실과 강의실로 나뉜다. 전시실에는 옛사람들의 진솔한 감정이 담긴 2000여 점의 민화와 민속품 등이 전시되어 있다. 이곳에서는 매년 현대 민화 작가들의 특별전이 열린다. 강의실은 민화 이론 전문 교육원인 가회민화아카데미의 교육장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전통 민화 강사의 지도 아래 다양한 민화 그리기 체험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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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감을 얻는 독서 공간 현대카드 디자인 라이브러리
정독도서관 우측에 자리한 현대카드 디자인 라이브러리는 현대와 전통이 대비되는 건축디자인부터 흥미롭다. 1층은 갤러리, 2층은 독서 공간으로 구성했다. 특히 국내에서 쉽게 구할 수 없는 건축·디자인 서적을 소장하고 있어 관련 분야 종사자들이 많이 찾는다. 이 공간에는 ‘도시의 빠른 속도에서 벗어나 일상을 사유하고, 몰입을 통해 잊힌 아날로그 감성과 영감을 회복하는 것’이라는 철학이 담겨 있다. 다만 현대카드 회원(동반 1인까지)만 입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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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욕탕의 트렌디한 변신 젠틀몬스터
‘목욕탕’이라는 간판과 건물 외관은 우리에게 추억을 선물한 <응답하라 1988>의 배경처럼 정겹게 다가온다. 하지만 건물 안으로 들어가면 트렌디한 디자인의 안경이 눈을 사로잡는다. 아이웨어 브랜드 젠틀몬스터의 플래그십 스토어 ‘BATHHOUSE’로, 패션 피플에게는 꼭 들러봐야 할 성지와도 같은 장소다. 트렌디한 안경도 멋지지만 푸른 타일, 벽돌, 탕등 내부에는 과거 이곳이 목욕탕이었음을 알려주는 오브제들이 고스란히 보존돼 있다. ‘남겨진 것과 새로운 것의 공존’이 콘셉트로, 잊힐 수밖에 없지만 잊고 싶지 않은 것들을 기억하는 수단으로 공존을 택했다. 둘 사이의 조화가 보는 이들에게 창조적 아름다움을 선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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